계좌 앱을 열면 늘 위쪽만 보고 닫았음. 아래로 내리면 손실 난 것들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손가락이 거기서 멈춤.
수익률을 가리고 평가금액만 본 삼 주 기록에서 주 한 번 점검일을 만들어뒀는데, 그 점검일에 무엇을 볼지는 안 정해뒀던 것.
핵심 요약 · 계좌 앱의 기본 정렬이 평가금액 순이라 손실 난 종목이 화면 아래로 밀려 있었음. 주 한 번 점검일에 목록을 손실 순으로 다시 적는 규칙을 한 달 붙여봤는데, 네 번의 기록에서 맨 위 두 칸도 안 파는 이유로 적은 문장도 매번 같은 자리에 있었던 것. 매도는 하지 않았고, 같은 문장이 네 번 반복된다는 사실 자체가 다음 점검거리로 남았음.
기본 정렬이 손실을 아래로 밀어냄
앱의 기본 정렬은 평가금액 순이었음. 많이 담은 게 위로 오고, 값이 빠져 평가금액이 줄어든 것은 자연히 아래로 내려감.
즉 손실이 클수록 화면에서 멀어지는 구조였음. 내가 안 본 게 아니라 안 보이게 정렬돼 있었던 것.
하노 벡은 『부자들의 생각법』(갤리온)에서 개인 투자자가 저지르는 오류를 사례로 모아두는데, 상당수가 판단력이 아니라 정보를 보는 순서에서 시작함. 내 화면도 그 순서에 걸려 있었음.
이익은 빨리 팔고 손실은 오래 들고 있던 습관을 정리할 때는 이 대목을 못 봤음. 파는 문제로만 봤지 보는 문제로는 안 봤던 것.
앱 설정 대신 종이로 옮김
처음엔 앱에서 정렬만 바꾸면 될 줄 알았음. 그런데 앱이 정렬을 기억 못 해서 열 때마다 다시 눌러야 했고, 사흘 만에 그만둠.
2주차부터는 점검일에 종이 한 장을 꺼내 손실이 큰 순서로 옮겨 적기로 함. 보유 목록을 한 장에 정리했을 때도 화면보다 종이가 나았어서 같은 방식을 씀. 한 번에 오 분쯤 걸림.
규칙은 두 줄이었음. 손실 순으로 적고, 맨 위 두 칸에는 안 파는 이유를 한 줄씩 붙인다.

한 달 네 번의 기록
| 회차 | 맨 위 두 칸 | 적어둔 이유 |
|---|---|---|
| 1회차 | A·B | 아직 근거가 안 무너짐 |
| 2회차 | A·B | 아직 근거가 안 무너짐 |
| 3회차 | A·B | 아직 근거가 안 무너짐 |
| 4회차 | A·B | 아직 근거가 안 무너짐 |
네 줄이 똑같았음. 매주 새로 판단했다고 믿었는데 실제로는 같은 문장을 복사하고 있었던 것.
장과 웹, 벤이 2017년 Frontiers in Psychology에 낸 진행 상황을 확인하지 않는 이유 연구는 사람들이 목표 진척도를 왜 안 보는지를 물어본 것임. 가장 많이 꼽힌 이유가 확인하면 믿음을 바꾸거나 원치 않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음. 종목 얘기는 아니지만 내 네 줄과 모양이 같았음.
그래서 5회차부터는 이유 칸에 근거가 아니라 조건을 적기로 바꿈. 오늘 처음 봤어도 이 값에 살지를 묻던 규칙과 붙이면 문장이 조건 형태로 나옴.
자주 묻는 질문
Q. 한 달 동안 판 게 있음?
없음. 매도를 유도하려고 만든 규칙이 아니라 보이게 만들려고 만든 규칙임. 다만 매수 충동은 눈에 띄게 줄었고, 그건 손실 목록을 먼저 본 직후에 새로 사기가 어색해서였다고 봄.
Q. 손실만 계속 보면 기분이 나빠지지 않음?
나빠짐. 2주차에 전체가 다 망한 것 같은 착시가 왔음. 그래서 종이 맨 아래에 전체 평가금액 한 줄을 같이 적어 균형을 맞췄음. 계좌 확인 빈도 자체가 문제라면 시세 앱을 줄이던 기록이 먼저임.
오늘 해볼 것
이번 점검일에 목록을 손실 순으로 한 번만 다시 적어보면 됨. 맨 위 두 칸에 안 파는 이유를 한 줄 붙이고, 다음 점검일에 그 줄을 다시 읽으면 그걸로 충분함. 같은 문장이 두 번 나오면 그때 생각해보면 됨. 상품별 기본 정보는 금융감독원 파인에서 확인할 수 있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