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즉석떡볶이에 토핑 셋을 얹었더니 계산서가 예상과 달라진 이유

코엑스에 붙은 호텔에 머무는 동안 끼니를 멀리 나가서 찾을 힘이 없었음. 복잡한 선택 대신 익숙한 한 냄비가 필요했던 것.

그래서 코엑스몰 안 즉석떡볶이집으로 감. 기본 냄비에 토핑 셋을 얹었는데, 계산서를 보고 나서야 내 머릿속 가격이 기본 냄비에서 멈춰 있었다는 걸 알았음. 3만 원 무료배송 때문에 더 샀던 일과 방향은 반대인데 구조는 같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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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코엑스에 붙은 호텔에 머무는 동안 복잡한 선택 대신 익숙한 한 냄비가 필요해서 코엑스몰 곁골목 지하 즉석떡볶이집으로 갔음. 태블릿으로 기본 S에 차돌박이·라면사리·계란을 얹고 버터갈릭 감자튀김과 날치알 치즈볶음밥을 더했는데, 계산서를 받고서야 머릿속 가격이 기본 냄비에서 멈춰 있었다는 걸 알았음. 전형적인 지출만 떠올려서 예측이 실제보다 낮아지는 구조를 지출 예측 편향 연구와 상대성 개념으로 살펴보고, 토핑을 누르기 전에 합계를 먼저 보는 규칙으로 옮김.

곁골목 지하로 내려간 이유

쇼핑몰 지하 통로 안쪽에 있는 즉석떡볶이집 입구
메인 통로에서 한 번 꺾어 들어가야 보이는 입구. 자주 와도 스치기 쉬운 자리였음.

메인 동선이 아니었음. 매장 뒤쪽 지하 1층, 한 번 꺾어 들어가야 보이는 자리라 코엑스를 자주 가도 스치기 쉬운 위치였던 것. 그래서인지 일부러 찾아온 손님이 많아 보였음.

들어서면 밝은 네온과 피규어 진열장이 먼저 반김. 마블, 배트맨, 콜라 보틀. 식당이라기보다 작은 전시 공간 같았고, 조명은 살짝 어둡고 보랏빛이 섞여 있었음.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끓이고 먹기에 괜찮았던 것.

차로 왔으면 코엑스몰 주차장이 15분당 1,500원이었음. 안내판에서 본 숫자였는데, 나중에 계산서를 볼 때 이 숫자가 같이 떠올랐음.

태블릿에서 토핑을 얹은 과정

끓이기 전 냄비에 올린 차돌박이와 계란과 야채
끓이기 전 냄비. 기본 냄비 위에 얹힌 것들이 계산서에서 따로 붙었음.

주문은 테이블 태블릿으로 함. 기본 즉석떡볶이는 떡과 어묵과 야채가 베이스이고, 고기나 달걀이나 면은 토핑으로 더하는 구조였음. 기본 S에 차돌박이, 라면사리, 계란을 얹고 사이드로 버터갈릭 감자튀김과 날치알 치즈볶음밥을 넣음.

토핑을 하나 누를 때마다 계산이 그만큼 올라감. 알고 있었음. 그래도 그날은 고기를 얹기로 함. 한 번쯤은.

문제는 그 알고 있었음이 어디까지였느냐였음. 기본 냄비 값은 머릿속에 있었고, 토핑 셋과 사이드 둘은 각각 작은 숫자로만 있었던 것. 합친 숫자는 계산서를 받고 나서야 생겼음.

예상 밖 계산서 인포카드
머릿속 가격이 기본 냄비에서 멈춰 있던 이유와 합계를 먼저 보는 규칙.

냄비 안에서 생긴 일

국물은 전형적인 즉석떡볶이 맛이었음. 달고 맵고, 톡 쏘는 매운맛이 앞에 서고 뒤는 무겁지 않았던 것. 떡은 도톰하고 질깃함이 살아 있었고 어묵은 넓적해서 국물을 잘 머금었음.

차돌은 기름기가 적당했는데 한두 점에서 미세한 냄새가 올라옴. 크게 거슬리진 않았지만 기억에는 남았던 것. 라면사리는 익기 시작하면 빨리 건져야 했음. 조금만 늦으면 퍼짐.

사이드에서는 버터갈릭 감자튀김이 가장 선명했음. 마늘 향이 지나치지 않고 버터가 무겁지 않아서 손이 꾸준히 갔고, 함께 간 사람과 말없이 절반씩 나눔. 날치알 치즈볶음밥은 팬에서 볶아주는 방식이 아니라 조리돼서 그릇에 담겨 나왔음. 치즈는 충분히 녹아 있었는데 바닥 긁는 재미는 없었던 것.

셀프바에서 단무지와 앞치마를 챙김. 단무지는 의외로 아삭했음. 이런 건 좋았음.

예상에서 토핑이 빠진 이유

하워드와 동료들이 2022년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에 낸 지출 예측 편향 연구는 열 개 실험(참가자 6,044명)에서 사람들이 앞으로의 지출을 실제보다 낮게 예측하는 이유를 뜯어봄. 예측할 때 쉽게 떠오르는 전형적인 지출만 더하기 때문에 예측이 평균이 아니라 최빈값 근처에 머물고, 지출 분포는 큰 값 쪽으로 꼬리가 길어서 실제는 늘 예측보다 크다는 것. 평소와 다를 이유를 미리 떠올리게 하면 예측이 올라가서 정확해졌다고 씀.

내 머릿속 냄비 값이 딱 그 최빈값이었음. 즉석떡볶이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한 냄비. 토핑 셋과 사이드 둘은 오늘만 다른 것이라 예측에서 빠져 있었던 것.

댄 애리얼리는 『상식 밖의 경제학』(청림출판)에서 사람이 값을 절대 크기로 못 보고 옆에 놓인 것과 비교해서 본다고 씀. 기본 냄비 값 옆에 붙은 토핑 하나의 값은 작아 보였고, 그 작아 보임이 다섯 번 겹친 게 계산서였던 것.

주문표를 다시 그려본 것

항목 구분 주문 전 예상에 있었나
즉석떡볶이 기본 S 기본 있었음
차돌박이·라면사리·계란 토핑 각각 작게만
버터갈릭 감자튀김 사이드 없었음
날치알 치즈볶음밥 사이드 없었음

표를 그리고 나니 예상에 온전히 있던 건 한 줄뿐이었음. 나머지 넉 줄이 계산서와 예상의 차이였던 것.

그래서 규칙을 하나 바꿈. 태블릿 주문에서 토핑을 누르기 전에 기본 값 옆에 토핑 합계를 한 번 더해보는 것. 100g당 가격만 보고 장을 본 두 주에서 했던 것과 같은 방식임. 눈에 띄는 숫자 대신 옆 숫자를 봄. 2,000원 떡볶이 앞에서 기대치가 두 번 바뀐 날과는 반대 방향이었는데, 그때는 값이 기대를 끌어내렸고 이번엔 값이 기대 뒤에 숨어 있었던 것.

주차비 15분당 1,500원도 같은 자리에 있었음. 코엑스에서 뭘 먹을지 정할 때 그 숫자는 예측에 없다가 나갈 때 생김. 주차비가 커피값을 넘은 걸 보고 지하철로 간 날이 이미 있었는데도 그랬음.

자주 묻는 질문

Q. 토핑을 안 얹으면 되는 거 아님?
그날은 얹는 게 맞았음. 익숙한 한 냄비가 필요했던 날이었고, 고기 얹은 냄비가 그 익숙함에 들어 있었으니까. 얹기 전에 합계를 안 본 순서가 문제였던 것.

Q. 예측을 정확하게 하려면 어떻게 함?
하워드 연구에서 효과가 있던 방법은 오늘 평소와 다를 이유가 뭔지 미리 떠올리는 것이었음. 나는 태블릿에서 토핑 칸을 열기 전에 오늘 뭘 더 얹을 건지 한 줄로 정해두는 것으로 옮김. 정해두면 계산서가 예상 안에 들어옴.

오늘 해볼 것

다음에 태블릿이나 키오스크에서 주문할 일이 있으면 결제 화면 전에 합계를 한 번 읽어보면 됨. 기본 값과 추가 값이 따로 보이는 순간이 그때뿐이라서. 결제 순간의 감각을 되살리는 쪽은 카드 결제가 현금보다 덜 아픈 이유에, 사기 전 이틀을 두는 쪽은 장바구니 이틀 묵히기 넉 주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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