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버튼을 누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었음. 앱에 카드가 저장돼 있고 주소도 그대로라 두 번만 누르면 끝나는 구조였던 것.
편해진 만큼 무엇을 왜 샀는지도 흐려짐. 그래서 넉 주 동안 규칙을 하나 붙였음. 사고 싶은 게 생기면 장바구니에 담고 이틀은 그냥 둔다.
핵심 요약 · 결제 전에 장바구니에서 이틀을 묵히는 규칙을 넉 주 동안 붙여봤음. 담은 물건은 열아홉 개, 이틀 뒤 실제로 산 건 일곱 개, 지운 건 열 개, 이틀을 못 기다린 게 두 번임. 지운 쪽을 다시 보니 물건이 필요했던 게 아니라 그 시간대의 기분을 처리하려던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규칙보다 담는 시각을 기록하는 쪽이 더 쓸모 있었음.
이틀을 기다리게 만든 계기
계기는 무지출 챌린지가 사흘 만에 무너진 기록이었음. 지출을 0으로 막는 규칙은 내가 못 지켰고, 대신 속도를 늦추는 규칙이면 지킬 수 있을 것 같았던 것.
사실 무료배송 기준을 채우려고 더 담던 습관도 같은 자리에 있었음. 살지 말지를 정하기 전에 결제 화면부터 열리는 게 문제였던 셈.
댄 애리얼리가 『상식 밖의 경제학』(청림출판)에서 보여주는 실험들도 비슷한 얘기를 함. 사람은 물건의 가치를 혼자 판단하지 못하고 옆에 놓인 조건에 끌려간다는 것. 결제 화면은 그 조건이 가장 촘촘하게 깔린 자리임.
규칙은 두 줄이었음
첫 줄은 담을 때 날짜와 시각을 메모에 같이 적기임. 물건 이름 옆에 시각이 붙으니 나중에 볼 때 정보가 하나 더 생김.
둘째 줄은 이틀 뒤 알림이 울리면 같은 화면을 다시 열어보기. 열어보고 그때도 필요하면 그냥 사기로 했음. 참는 게 목적이 아니라 두 번 보는 게 목적이었던 것.

넉 주 장바구니 기록
| 구분 | 개수 | 메모 |
|---|---|---|
| 담은 것 | 열아홉 개 | 넉 주 합계 |
| 이틀 뒤 산 것 | 일곱 개 | 대부분 소모품과 미뤄둔 생필품 |
| 지운 것 | 열 개 | 이틀 뒤에 이유가 안 떠오름 |
| 이틀을 못 기다린 것 | 두 개 | 마감 임박 표시를 본 날 |
표를 정리하고 나서야 담은 시각이 눈에 들어옴. 지운 열 개 중 여섯 개가 밤 열한 시 이후에 담긴 것이었음.
이건 피곤한 날 지출이 늘던 기록과 겹침. 물건이 필요했다기보다 그 시간대의 피로를 처리하려던 쪽에 가까웠다고 봄.
못 기다린 두 번
두 번 다 마감 임박이라는 표시를 본 날이었음. 이틀을 기다리면 이 값이 사라진다는 문장 하나에 규칙이 무너진 것.
그중 하나는 사고 나서 두 주째 안 뜯었음. 급했던 건 물건이 아니라 값이 사라진다는 감각이었다고 정리함.
비하리와 동료들이 2022년 Frontiers in Psychology에 낸 온라인 충동구매 연구도 충동을 억제력만의 문제로 보지 않음. 상황이 사람을 밀어붙이는 구조를 같이 봐야 한다는 쪽에 가까움. 내 경우에는 마감 표시가 그 구조였던 것.
기분 상한 날 지갑이 열리던 기록도 이 옆에 나란히 놓임. 방아쇠만 다르고 작동 방식은 닮았음.
자주 묻는 질문
Q. 이틀이라는 시간에 근거가 있음?
없음. 하루는 짧아서 기분이 안 가라앉았고 사흘은 내가 잊어버려서 이틀로 정했을 뿐임. 각자 한 주쯤 해보고 자기 숫자를 찾는 게 맞다고 봄.
Q. 급하게 필요한 물건은 어떻게 함?
규칙에서 빼둠. 떨어진 생필품과 약속이 잡힌 준비물은 그냥 삼. 규칙을 전부에 적용하면 구독 정리하다 지쳤던 때처럼 며칠 만에 그만두게 됨.
오늘 해볼 것
다음에 결제 버튼에 손이 갈 때 담기만 하고 시각을 같이 적어두면 됨. 이틀 뒤에 그 줄을 다시 읽었을 때 이유가 떠오르면 사면 되고, 안 떠오르면 그게 답이라고 봄. 미루는 김에 먼 미래의 돈을 작게 느끼던 습관도 같이 보면 도움이 됨.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