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7개를 캘린더에 모아 적고 3개를 해지해봤음

계기는 통장 내역에서 이름을 바로 못 알아본 결제 하나. 뭔지 찾아보니 작년에 무료 체험으로 시작한 구독이었고, 그 김에 구독이라는 구독을 전부 꺼내 보기로 했음.

방법은 캘린더에 결제일을 모아 적는 것 하나. 결과부터 말하면 7개가 나왔고 3개를 해지했고 월 3.8만 원이 줄었음. 근데 진짜 수확은 돈이 아니라 해지 과정에서 본 것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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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구독 결제일을 캘린더에 전부 모아 적어 봤더니 7개가 나왔고, 최근 한 달 사용 기록을 기준으로 3개를 해지해 월 3.8만 원이 줄었음. 가장 큰 수확은 금액보다 해지 과정에서 만난 다크패턴의 실체. 한 서비스는 해지 버튼을 찾는 데만 10분 넘게 걸렸음.

캘린더에 모아 적자 벌어진 일

구독의 힘은 흩어져 있다는 데서 나옴. 통신사 청구서에 하나, 카드에 셋, 앱스토어에 셋. 하나하나는 몇천 원이라 아무 감각이 없는데, 캘린더 한 달 화면에 결제일 7개를 나란히 적으니 처음으로 “구독료”라는 한 덩어리가 보였음.

합계를 내 보니 월 6만 원대. 연으로 계산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음. 구독이 내 노동 몇 시간인지 환산해 보면 감각이 더 분명해짐.

남길 것과 보낼 것을 가른 기준

기준은 하나만 썼음. 최근 한 달 동안 실제로 썼는가. 애매한 애정이나 언젠가 쓸 것 같다는 예감은 전부 무시하고 사용 기록만 봤음.

판정 개수 근거
유지 4개 한 달 내 사용 기록이 분명함
해지 3개 최근 한 달 사용 0회, 그중 하나는 석 달째 0회

재미있는 건 해지한 3개 모두 “언젠가 다시 볼 것 같아서” 남겨 두고 싶었다는 것. 그 언젠가가 석 달째 안 오고 있었다는 걸 기록이 보여줬음.

구독 대청소 실행 카드
실험 결과: 7개 중 3개 해지, 월 3.8만 원 절약.

해지 버튼과 싸운 10분

두 개는 해지에 1분도 안 걸렸음. 문제는 나머지 하나였는데, 해지 메뉴가 설정 깊숙한 곳에 숨어 있었고, 누르면 할인 제안이 두 번 끼어들었고, 마지막엔 설문까지. 다 통과하는 데 10분이 넘게 걸렸음.

이런 설계에는 다크패턴(dark pattern)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음. 가입은 한 번의 탭, 해지는 미로 찾기로 만드는 비대칭 설계임. 해지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설계돼 있어서라는 걸 알고 나니, 오히려 오기로 끝까지 눌렀음.

대청소를 루틴으로 만드는 법

한 번의 대청소보다 중요한 건 재발 방지임. 정착시킨 규칙은 두 개임. 첫째, 새 구독은 시작하는 날 캘린더에 결제일부터 적음. 무료 체험도 예외 없음. 둘째, 분기에 한 번 캘린더의 구독 목록을 훑으며 같은 기준으로 재판정함.

구독은 결제 알림도 없이 빠져나가는 무음 결제의 최종 형태임. 보이게 만드는 것만으로 절반은 정리된다는 게 이번 실험의 결론임.

자주 묻는 질문

Q. 내가 뭘 구독 중인지 어디서 다 찾음?
카드 명세서 석 달치에서 반복 결제를 찾는 게 제일 확실했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의 구독 관리 메뉴, 통신사 부가서비스 목록까지 세 군데를 보면 거의 다 나옴.

Q. 연간 결제로 묶인 건 어떻게 함?
당장 해지해도 만료일까지는 쓸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판정만 미리 해두고 캘린더의 갱신일 일주일 전에 알림을 걸어 둠. 갱신일 당일에 판단하면 백이면 백 연장하게 됨.

이번 주에 해볼 것

카드 명세서 석 달치를 열고 반복 결제를 캘린더에 모아 적어 보기. 해지는 그다음 일임. 일단 한 화면에 모이는 순간, 어느 게 유령 구독인지는 스스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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