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점심에 줄 서는 칼국수집을 오후 4시에 갔더니 줄 대신 남은 것

대전 출장 중에 저녁 한 끼를 해결하려고 대전역 근처 칼국수집으로 감. 평일 점심에도 줄이 선다고 알려진 집이었는데, 내가 도착한 시각은 평일 오후 4시였던 것.

줄이 없었음. 수육도 없었던 것. 이 둘이 같은 이유에서 나왔다는 걸 돌아오는 길에 알았고, 사는 날을 매달 하루로 못 박고 지내본 기록과 같은 자리에 놓이는 얘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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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대전 출장 중 저녁 한 끼로 대전역 근처 칼국수집에 갔음. 평일 점심에도 줄이 서는 집인데 도착한 시각이 평일 오후 4시라 대기 명단이 비어 있었고, 칼국수 6,000원에 소주 한 병으로 끝냄. 같이 시키려던 수육은 재료가 소진된 뒤였던 것. 줄이 0이었던 이유와 수육이 없던 이유가 같다는 걸 무리 행동 모형 연구와 개인 투자자 심리 책으로 살펴보고, 매달 하루로 못 박은 매수일이 치르는 같은 대가를 표로 정리함.

오후 4시의 가게 앞

칼국수 전문점 간판 아래 비어 있는 대기 줄 안전선
가게 앞 대기 줄 안전선. 평일 점심엔 여기에 줄이 선다는 집인데 4시엔 비어 있었음.

대전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쯤, 골목 안쪽이라 처음엔 살짝 헷갈렸음. 입구 앞에 대기 명단이 걸려 있어서 찾기는 쉬웠던 것. 명단은 비어 있었고 나는 바로 들어감.

안은 오래된 동네 칼국수집 분위기였음.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고 혼자 온 손님이 많아서 어색하지 않았던 것. 직원분이 혼자 왔는지 묻고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안내해줌.

평일 점심에 줄이 서는 집이 4시에는 명단이 비어 있다는 것. 가게도 메뉴도 값도 같은데 시각 하나로 줄이 0이 됐음.

칼국수 한 그릇과 소주 한 병으로 끝난 저녁

들깨가루를 얹은 칼국수 한 그릇과 소주 한 병
칼국수와 소주. 수육은 재료가 떨어져서 이 조합으로 끝났음.

칼국수 6,000원 한 그릇을 시킴. 국물은 사골에 멸치 육수를 섞은 듯한 맛이었고 위에 뿌린 들깨가루가 고소함을 잡아줬음. 면은 탱글하면서 부드러웠고 김치는 아삭한 겉절이 쪽이었던 것.

따뜻한 국물을 먹다 보니 소주가 생각나서 한 병을 시킴. 들깨 향 국물이 술을 도드라지지 않게 눌러줘서 속이 편했고, 안주는 김치와 칼국수 한 젓가락이면 충분했음.

원래는 수육 소자를 같이 시키려 했는데 이미 재료가 소진된 뒤였음. 옆 테이블에서 수육을 드시는 분들이 보였는데, 순한 새우젓 간이 소주와 잘 맞아 보였던 것. 다음엔 낮에 와서 수육과 칼국수와 소주를 같이 시켜볼 생각임. 이 집은 오전 9시부터 문을 연다고 함.

남들과 다른 시각 인포카드
줄이 0이 된 이유와 수육이 없던 이유가 같았다는 것.

다 같이 몰리는 시각의 값

줄이 0이었던 이유와 수육이 없던 이유는 같았음. 남들이 오는 시각을 피해서 왔기 때문. 남들과 같은 시각에 오면 줄을 서는 대신 수육이 있었을 것이고, 다른 시각에 오면 줄 대신 소진이 있었던 것.

델라 로사와 동료들이 2020년 PLoS ONE에 낸 시장 모형 연구는 참가자들이 자기 추정과 이웃의 기대를 섞어 판단하는 시장을 만들어 무리 행동을 봄. 모두가 한두 명의 기대에 맞춰 움직이면 시장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각자가 여러 의견을 참고하면 효율이 유지된다고 정리함. 무리를 따르는 것 자체보다 누구를 따르느냐가 갈랐다는 것.

점심 줄은 한두 명의 기대를 따라간 결과에 가깝다고 봄. 점심시간이라는 하나의 시계에 모두가 맞춰 움직이니 같은 가게 앞에 같은 시각에 모임. 그 줄의 길이는 같은 시계를 쓴 값이었음.

하노 벡은 『부자들의 생각법』(갤리온)에서 개인 투자자가 무리에 섞여 움직일 때 생기는 오류를 사례로 모아 씀. 남들이 다 사니까 사고 남들이 다 파니까 파는 결정에는 자기 근거가 비어 있다는 대목이 점심 줄과 겹쳤음. 12시에 줄을 서는 것도 근거를 물으면 다들 이때 먹으니까 말고는 없었던 것.

투자에서 같은 자리

상황 남들과 같은 시각 다른 시각 대가
칼국수집 평일 점심, 줄 있음 오후 4시, 줄 0 수육 소진
매수일 뉴스가 뜨는 날 매달 못 박은 하루 그날의 가격은 못 잡음
정보 다들 얘기하는 종목 내 목록 다섯 개 화제에서 빠짐

세 줄이 같은 구조였음.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옮기면 줄은 사라지는데 선택지 하나가 같이 사라짐. 칼국수집에서는 그게 수육이었고, 매수일에서는 뉴스가 뜬 날의 가격이었던 것.

그 대가를 치를 만했는지는 내 경우엔 그렇다고 봄. 남들 다 살 때 못 참는 이유를 알고 나서도 몸이 먼저 움직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시각을 못 박고 나니 그 자리에 갈 일 자체가 줄었음. 투자 얘기를 하루에 몇 번 듣는지 세어봤을 때도 같은 결론이었던 것. 화제에서 빠지는 대가는 생각보다 작았음.

물론 4시에 가면 수육을 못 먹음. 그걸 감수할지는 그날 뭐가 더 필요한지에 달렸다고 봄. 같은 가게가 요일마다 대기가 다르던 기록에서도 결국 같은 질문이었음.

자주 묻는 질문

Q. 남들과 다른 시각에 움직이면 늘 유리함?
늘은 아님. 4시에 가서 얻은 건 줄 0이고 잃은 건 수육이었음. 매수일도 같아서 못 박은 날이 늘 좋은 가격일 리는 없음. 다만 줄 서는 시간과 화제에 끌려 움직이는 결정을 없앤 게 나한테는 더 컸던 것.

Q. 줄 서는 집을 굳이 4시에 가는 게 맞음?
출장자한테는 맞았음. 점심시간이 정해진 직장인이면 12시에 갈 수밖에 없고, 그때는 웨이팅 비용 계산기로 줄의 값을 재보는 쪽이 현실적임. 시각을 옮길 수 있는 날에만 쓸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것.

오늘 해볼 것

이번 주에 줄 서는 곳이 하나 있으면 그 줄이 몇 시에 생기는지부터 보면 됨. 시각을 옮길 수 있으면 옮기고, 못 옮기면 줄의 값을 재면 됨. 투자 쪽에서 같은 걸 하려면 관심종목을 다섯 개로 줄인 기록이 먼저고, 안 사기로 한 결정을 남기는 건 넉 주 기록에 있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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