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100g당 가격만 보고 장 본 두 주, 뭐가 달라졌을까?

라면 코너에서 봉지 두 개를 들고 십 초를 서 있었음. 큰 봉지가 싼 건지 작은 봉지가 싼 건지 암산이 안 됐던 것.

결국 늘 사던 걸 담았음. 무료배송 기준선을 맞추려다 더 쓴 기록을 써놓고도 매대 앞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고르고 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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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총가격 대신 100g당·1개당 표시만 보고 두 주 동안 장을 봤음. 아홉 번 장을 보며 예순두 품목을 적었고 그중 단가 표시가 붙어 있던 건 마흔한 개. 세제와 즉석밥은 단가 비교로 확실히 이득이었지만 견과 대용량은 절반을 눅눅해져 버려서 오히려 손해였음. 단가는 다 쓸 때만 싼 값이라, 사용 속도를 모르는 품목에서는 기준으로 쓰지 않기로 함.

규칙은 한 줄이었음

두 주 동안 매대 라벨의 100g당·100ml당·1개당 표시만 보고 고르기로 함. 총가격은 장바구니에 담은 뒤에 확인했음.

해보니 규칙보다 표시 쪽이 문제. 같은 진열대에서 어떤 제품은 100g당, 옆 제품은 100ml당으로 붙어 있어 두 값을 나란히 놓을 수 없는 자리가 자주 나왔음.

그래서 단위가 어긋난 품목은 비교를 포기하고 기록만 남겼음. 억지로 환산하려다 계산이 길어지면 결국 늘 사던 걸 담게 되던 것.

두 주 장바구니 기록

품목 원래 고르던 것 단가 보고 고른 것 메모
세제 1.5L 일반 3L 리필 100ml당 값이 눈에 띄게 낮았음
즉석밥 낱개 세 개 열두 개 묶음 보관 자리는 늘었지만 다 먹음
우유 묶음 상품 1L 낱개 개당으로 환산하니 묶음이 더 비쌌음
견과 소포장 스무 봉 큰 봉지 하나 절반이 눅눅해져 버림. 실패한 항목

두 주 동안 장을 아홉 번 봤고 품목 예순두 개를 적었음. 그중 단가 표시가 붙어 있던 건 마흔한 개였고, 나머지는 표시가 없거나 단위가 달라 비교를 못 했음.

단위가격 장보기 두 주 기록 카드
두 주 기록: 단가표보다 내 소비 속도를 먼저 알아야 했던 것.

단가가 안 통한 자리

가장 크게 틀린 건 견과였음. 100g당 값만 보면 큰 봉지가 확실히 쌌는데, 개봉하고 이 주가 지나자 눅눅해져 절반을 버렸음.

싸게 산 게 아니라 버린 것. 단가는 다 쓸 때만 싼 값이고, 내 소비 속도를 모르면 그 계산은 반쪽이었음.

댄 애리얼리는 『상식 밖의 경제학』(청림출판)에서 사람이 절대적인 값이 아니라 옆에 놓인 것과의 비교로 가격을 판단한다고 씀. 단가 표시는 그 비교 축을 하나로 고정해주는 장치에 가까웠음.

황과 동료들이 2022년 Frontiers in Neuroscience에 낸 가격 판단과 수리력 연구도 이 대목에 붙음. 할인 과제를 뇌파와 함께 측정했더니 수리력이 낮은 참가자가 행동 지표에서 더 나쁜 수행을 보였다는 결과임. 숫자를 다루는 부담이 클수록 표시된 문구에 끌린다는 방향만 가져왔고, 매대에서 암산을 줄이는 쪽으로 해석했음.

품목별 가격 흐름 자체는 국가통계포털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음. 체감과 통계가 어긋나는 품목이 있어 내 기록만으로 물가를 말하지는 않기로 함.

자주 묻는 질문

Q. 온라인 장바구니는 단가 표시가 없는데 어떻게 함?
상세페이지의 용량을 총가격으로 나눠 장바구니 메모에 한 줄 적어두면 됨. 나는 자주 사는 열두 품목만 적어뒀고, 그 뒤로는 새로 계산할 일이 거의 없었음.

Q. 매번 계산하면 피곤하지 않음?
첫 사흘은 확실히 피곤했던 것. 자주 사는 품목이 생각보다 적어서 두 주가 지나니 계산할 게 몇 개 안 남았고, 나머지는 표시된 값만 훑고 지나갔음.

오늘 해볼 것

다음 장보기에서 딱 한 품목만 골라 단가 표시를 찾아보면 됨. 표시가 없으면 그 자리에서 용량으로 나눠보고, 값이 뒤집히는지만 보면 충분함. 담고 나서 후회가 잦은 쪽이면 장바구니에 이틀 묵혀본 기록이 먼저고, 가격을 시간으로 바꿔 보고 싶으면 노동시간으로 환산해본 기록이 가까움. 피곤한 날 유독 많이 담는다면 피곤한 날의 소비도 같이 볼 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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