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받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버릇이 있음. 앉아서 받으면 통화가 길어진다는 느낌 때문이었음.
느낌만으로 판단했다가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재봤을 때 한 번 틀린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열흘치를 적어보기로 함.
핵심 요약 · 열흘 동안 통화 스물네 건을 앉아서와 걸으면서 번갈아 받아봤음. 걸으며 받은 통화는 평균 구 분에서 육 분으로 짧아졌지만, 그 절반은 메모를 남기지 못해 통화 뒤에 다시 확인해야 했던 것. 짧아진 이유가 집중이 아니라 적을 수 없어서 빨리 끊고 싶었던 것이라, 열흘 뒤에는 숫자와 날짜가 오갈 통화만 앉아서 받는 쪽으로 규칙을 나눴음.
걸으며 받기 규칙
규칙은 간단했음. 걸려온 전화를 홀수 번째는 앉아서, 짝수 번째는 걸으면서 받고 통화가 끝나면 길이와 메모 여부를 바로 적기.
업무 통화와 사적인 통화를 나누지는 않은 것. 대신 회의 중이거나 밖이 시끄러운 상황은 기록에서 뺐고, 그렇게 열흘 동안 스물네 건이 남았음.
열흘 통화 기록
| 구분 | 앉아서 | 걸으며 | 메모 |
|---|---|---|---|
| 건수 | 열세 건 | 열한 건 | 홀짝으로 나눔 |
| 평균 길이 | 구 분 | 육 분 | 삼 분 차이 |
| 통화 중 메모 | 아홉 건 | 두 건 | 걸으며는 거의 못 적음 |
| 끊고 다시 확인 | 한 건 | 다섯 건 | 문자로 되물음 |
통화 길이는 확실히 줄어든 것. 그런데 끊고 나서 다시 물어본 게 다섯 건이라, 줄어든 삼 분이 통째로 이득은 아니었음.

기억이 새던 자리
짧아진 이유를 적어보니 집중이 아니었음. 적을 수가 없으니 빨리 끝내고 싶었던 게 진짜 이유.
날짜와 금액이 오간 통화일수록 이 문제가 컸음. 걸으면서 들은 숫자는 자리에 돌아와 떠올리려 하면 잘 안 잡혔고, 개리 마커스가 『클루지』(갤리온)에서 정리한 맥락 의존 기억이 그대로 떠올랐음. 들은 장소와 떠올리는 장소가 다르면 꺼내기가 어려워짐.
헬퍼와 동료들이 2023년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에 낸 걷기와 듣기·기억 연구는 내 예상과 결이 달랐음. 트레드밀에서 걸으며 말소리 인지와 기억 과제를 시켰을 때 걷기 자체가 성적을 더 떨어뜨리지는 않았고, 대신 여러 과제를 동시에 할 때 좌우 머리 흔들림이 커졌다는 결과임. 실험실 조건이라 길에서 통화하는 상황과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 통화가 짧아진 게 듣기 능력 때문은 아닐 수 있다는 쪽으로 읽었음.
그래서 원인을 기억이 아니라 기록에 뒀음. 복귀 단서를 적어둔 기록과 같은 이유로, 손이 자유롭지 않으면 단서가 안 남는 것.
자주 묻는 질문
Q. 열흘 스물네 건이면 너무 적지 않음?
적음. 평균 삼 분 차이도 통화 상대와 용건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크기임. 결과로 옮길 값이 아니라 내 통화 습관을 갈라보는 용도로만 씀.
Q. 걸으며 받으면 안 되는 통화는 어떻게 구분함?
나는 숫자와 날짜가 오갈 통화만 앉아서 받기로 정했음. 상대와 용건은 벨이 울릴 때 대개 짐작이 되니, 그 한 가지 기준만으로 나누는 데 무리가 없었음.
오늘 해볼 것
다음 통화 한 건만 끝나고 길이와 메모 여부를 적어보면 됨. 두세 건만 쌓여도 어떤 통화에서 되물음이 생기는지 보임. 일을 오가며 생기는 비용 자체가 궁금하면 전환 비용을 정리한 글이 가깝고, 회의 뒤 머리가 안 비워지는 쪽이면 회의 뒤 삼 분 정리 기록이 먼저임. 이동 시간을 통째로 잘못 잡고 있다면 이동시간 계획 오류 글도 같이 볼 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