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과 선착순이 섞인 예약, 당첨되면 잘한 결정이 되는 걸까?

국립 휴양림 예약 화면을 처음 열었을 때는 그냥 달력인 줄 알았음. 근데 칸마다 배분 방식이 달랐던 것.

주말은 추첨, 평일은 선착순, 남은 건 다시 선착순. 한 화면에 운으로 정해지는 칸과 준비로 정해지는 칸이 섞여 있었고, 이걸 나누고 나니 수익률을 가리고 지내본 삼 주에서 봤던 버릇이 다시 보였음.

투자 성향 테스트 해보기

핵심 요약 · 국립 휴양림 예약 구조를 정리해봤음. 평일은 매주 수요일 09:00에 6주치가 선착순으로 열리고, 주말은 매월 4일 09:00부터 9일 18:00까지 접수해 10일 추첨 발표, 15일 09:00에 미당첨·미결제분이 선착순으로 전환됨. 운이 정하는 칸과 준비가 정하는 칸이 한 화면에 섞여 있는데, 당첨 여부로 예약을 잘했는지 판단하던 버릇이 투자에서 결과로 결정을 채점하는 습관과 같은 모양이었음.

예약이 돌아가는 구조를 표로 정리해봄

휴양림 객실 월별 예약 현황 조회 화면
월별 예약 현황 화면. 빈칸과 찬 칸이 추첨 결과와 선착순 결과로 섞여 있었음.
구분 방식 일정 정하는 것
평일 객실 선착순 매주 수요일 09:00에 6주치 오픈 준비
주말 객실 추첨 매월 4일 09:00부터 9일 18:00까지 접수, 10일 발표 운
미당첨·미결제분 선착순 전환 15일 09:00 준비

선착순 칸에서 통하는 건 단순했음. 오픈 10분 전에 로그인해두고, 관심 등록을 미리 해두고, 정각에 새로고침. 이 세 가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결과가 준비에 따라 움직임.

추첨 칸은 다름. 접수 기간 안에 넣기만 하면 그다음은 내 손을 떠남. 부대 조건은 따로 있었는데 에어컨은 하루 2,000원 별도였고 입실은 15시부터 22시까지였음.

추첨 칸과 선착순 칸은 다른 게임임

산 아래 나란히 선 휴양림 숙소동과 나무 데크
숲 아래 숙소동. 이 방 하나를 두고 추첨과 선착순이 번갈아 돌아감.

같은 방을 두고 도는 두 방식인데 채점 기준이 달라야 했음. 선착순에서 놓쳤으면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고, 추첨에서 떨어졌으면 그냥 떨어진 것. 반대로 추첨에 붙었다고 내가 뭘 잘한 건 아님.

근데 화면에서는 둘 다 같은 색으로 표시됨. 당첨된 칸과 새로고침으로 잡은 칸이 똑같이 예약 완료로 뜨니까, 지나고 나면 둘을 같은 실력으로 기억하게 되는 것.

러셀 폴드랙은 『습관의 알고리즘』(비즈니스북스)에서 도파민이 보상 자체보다 예측과 실제의 차이에 반응한다고 씀. 기대 안 한 당첨이 더 강하게 남는 이유가 거기 있고, 그래서 운으로 잡은 칸이 준비로 잡은 칸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구조였음.

휴양림 예약 구조 인포카드
추첨 칸은 운, 선착순 칸은 준비. 채점은 준비 칸만.

당첨이 결정을 채점하게 두면 생기는 일

아이어와 동료들이 2023년 International Review of Social Psychology에 낸 결과 편향 재현 연구는 같은 결정이라도 결과가 좋았을 때 더 잘한 결정으로 평가된다는 배런과 허시의 1988년 실험을 692명 규모로 다시 확인함. 결과를 고려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말한 참가자들에게서도 같은 편향이 나왔다는 대목이 있었음.

휴양림으로 옮기면 이렇게 됨. 추첨에 붙은 달은 예약을 잘했다고 느끼고, 떨어진 달은 뭘 잘못했는지 찾게 됨. 근데 두 달 사이에 내가 한 일은 같았던 것.

투자에서 같은 자리

사는 날을 정해두고 사는 방식은 선착순 칸에 가까움. 매달 하루로 못 박고 석 달 지내본 기록에서 결과가 준비에 따라 움직였고, 그 준비는 내가 통제할 수 있었음.

반면 그날 가격이 어디 있을지는 추첨 칸임. 산 다음 날 올랐다고 잘한 결정이 되는 게 아니고, 내렸다고 못한 결정이 되는 것도 아님. 그런데 매수 단가를 지우고 물어본 기록에서처럼 나는 자꾸 결과 쪽 숫자로 결정을 채점하고 있었음.

그래서 기록을 둘로 나누기로 함. 결정 시점에 내가 준비한 것과, 그 뒤에 일어난 것. 채점은 앞쪽만 함. 10년 버틴 가게 글에서 남은 것만 보면 이유가 틀린다고 썼는데, 결과만 보면 결정도 틀리게 채점됨.

자주 묻는 질문

Q. 결과를 아예 안 보면 배울 게 없지 않음?
결과는 봄. 다만 결과가 준비 칸에서 나온 건지 운 칸에서 나온 건지를 먼저 적음. 선착순에서 놓친 건 다음 주에 고칠 수 있고, 추첨에서 떨어진 건 고칠 게 없음. 그 구분이 배움의 방향을 정함.

Q. 운 칸이면 준비가 소용없다는 뜻임?
아님. 접수 기간 안에 넣는 건 준비이고 그건 내 몫임. 운 칸에서도 준비 부분은 있고, 그 부분만 채점하면 됨. 나머지는 채점 대상이 아닐 뿐임.

오늘 해볼 것

최근에 잘됐다고 느낀 결정 하나를 꺼내서 두 칸으로 갈라보면 됨. 내가 준비한 것과 그 뒤에 일어난 것. 뒤쪽이 더 크면 그건 당첨이었던 것. 결정 과정 자체를 적어두는 쪽이 궁금하면 안 산 결정만 적어본 넉 주가 가깝고, 남들이 다 잡는 칸에 끌리는 편이면 희소성이 수요를 만드는 가게 글도 같이 볼 만함.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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