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카페를 찍고 차 키를 집었음. 그러다 주차 정보를 보고 키를 다시 내려놨던 것.
메뉴판의 값은 알고 있었던 것. 몰랐던 건 거기까지 가는 값이었음. 요일별 대기 비용을 적어본 기록에서 같은 가게가 다른 시간 비용을 청구한다는 걸 봤는데, 이번엔 장소가 다른 돈을 청구하고 있었음.
핵심 요약 · 대구 약전골목의 고택을 살린 카페에 가려다 주차에서 막힘. 전용 주차장이 없고 골목이 좁아 갓길 주차도 사실상 안 되는 곳이라, 근처 유료 주차장에 한 시간만 세워도 주차비가 음료값을 넘어섰던 것. 결국 지하철로 갔고, 메뉴판에 적힌 값만 세던 계산에 가는 비용이 빠져 있었다는 걸 확인함.
주차장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순서

대구 약전골목에 있는 고택을 살린 카페였음. 기와지붕 아래 마당이 먼저 보이는 곳이라 사진으로 봤을 때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주차 정보를 찾아보니 전용 주차장이 없었음. 골목이 좁아 갓길 주차도 사실상 안 되는 자리였고, 남는 건 인근 유료 주차장뿐이었던 것.
골목이 좁으면 생기는 비용

유료 주차장에 한 시간만 세워도 주차비가 음료값을 넘었음. 카페에 한 시간 앉아 있으려고 음료값보다 큰 돈을 먼저 내는 셈.
그 계산이 되는 순간 차를 포기했음. 지하철을 타고 갔고, 걷는 길에 그 좁은 골목을 지나면서 차로 왔으면 어디에 세웠을지 상상이 안 됐음.

이날 계산에서 빠져 있던 것
| 항목 | 처음에 셌나 | 언제 알아챘나 |
|---|---|---|
| 음료값 | 셌음 | 메뉴판을 볼 때 |
| 주차비 | 안 셌음 | 주차 정보를 찾아본 뒤 |
| 골목 진입과 자리 찾는 시간 | 안 셌음 | 골목을 걸어보고 나서 |
| 지하철 요금 | 안 셌음 | 대안을 고를 때 처음 셈 |
처음 계산에 들어 있던 건 음료값 하나였음. 나머지 셋은 전부 나중에 셌고, 그중 주차비 하나가 본 비용을 넘겼음.
왜 메뉴판 밖의 값은 안 보이는가
플란팅아와 동료들이 2018년 Journal of Behavioral Decision Making에 낸 기회비용 무시 연구는 사람이 선택지 밖의 대안을 잘 안 센다는 걸 실험 다섯 개로 확인함. 그 돈으로 대신 할 수 있는 걸 떠올리게만 해도 구매 의사가 줄었고, 소득이 높든 낮든 정도가 비슷했다는 결과임. 주차비를 세지 않은 내 계산이 딱 그 모양이었음.
제임스 클리어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비즈니스북스)에서 행동을 줄이려면 그 행동을 어렵게 만들라고 씀. 좁은 골목과 유료 주차장은 의도한 게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차를 어렵게 만들었고, 그 마찰이 나를 지하철로 보냈던 것.
정착한 계산 순서
그 뒤로는 어디를 가기 전에 메뉴판 값이 아니라 가는 값을 먼저 봄. 주차, 대기, 이동 시간 셋 중 하나가 본 비용을 넘으면 방식을 바꾸거나 안 감.
가격을 노동시간으로 바꿔본 기록과 같은 방향인데, 이번엔 값을 시간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안 보이던 값을 목록에 올리는 쪽이었음. 목록에 올라와야 비교가 됨.
자주 묻는 질문
Q. 주차비 좀 내고 편하게 가는 게 낫지 않음?
그럴 수 있다고 봄. 다만 그건 주차비를 알고 내는 경우고, 나는 세지도 않고 낼 뻔했음. 알고 내는 것과 모르고 내는 것의 차이가 이 글의 전부임.
Q. 지하철이 늘 답임?
아님. 그날은 지하철로 닿는 자리라 그 선택이 맞았을 뿐임. 짐이 많거나 여럿이 움직이면 계산이 뒤집힐 수 있으니, 매번 세 항목을 다시 세는 쪽이 맞다고 봄.
오늘 해볼 것
오늘 가려는 곳이 있으면 메뉴판 말고 가는 값을 먼저 적어보면 됨. 주차, 대기, 이동 셋 중 하나만 적어도 계산이 바뀜. 줄 서는 시간이 큰 쪽이면 웨이팅 출발선 기록과 웨이팅 비용 계산기가 가깝고, 기준선에 맞추려다 더 쓰는 쪽이면 무료배송 기준선 글이 먼저임. 지불 수단에 따라 감각이 달라진 경험이 있다면 현금 주차권 기록도 같이 볼 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