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버틴 가게가 보이면, 사라진 가게는 어디로 갔을까?

술집거리를 걷다가 입간판 앞에서 멈췄음. 10 YEARS ON TAP. 2015년에 문을 열었으니 딱 10년이었음.

감탄이 먼저 나왔고, 그다음에 멈칫했던 것. 이 거리에서 내가 세고 있는 건 남은 가게뿐이었음.

투자 성향 테스트 먼저 해보기

핵심 요약 · 대구 종로 술집거리에서 2015년에 문을 열고 10년을 버틴 자체 양조 펍을 봄. 생맥주 네 종과 피시 앤 칩스로 한 종목만 지킨 집이라 감탄이 먼저 나왔는데, 신상 술집이 생겼다 사라지는 거리에서 내 눈에 들어온 건 남은 가게뿐이었음. 사라진 가게가 왜 사라졌는지는 볼 수 없으니, 남은 가게의 공통점만 보고 이유를 찾으면 착시가 됨. 투자에서 오래 남은 것만 보고 배우는 습관과 같은 구조라 정리해봄.

입간판에 적힌 숫자

길가에 세워둔 '10 YEARS ON TAP' 입간판 두 개
가게 앞 입간판. 10년이라는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

대구 종로의 술집거리에 있는 자체 양조 펍이었음. 생맥주 네 종과 피시 앤 칩스가 대표 메뉴고, 외관은 초록에서 버건디로 바뀌었다고 함.

신상 술집이 우후죽순 생겼다 사라지는 거리에서 한 종목으로 자리를 지킨 집. 그 자체는 대단한 일이고, 내가 그 앞에서 한 첫 생각도 ‘뭐가 달랐을까’였음.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

버건디색 외벽의 펍 정면과 간판
지금의 버건디색 외관. 처음엔 초록이었다고 함.

문제는 그 질문에 답할 재료가 반쪽뿐이라는 것. 남은 가게는 눈앞에 있는데 사라진 가게는 간판도 문도 없음.

구분 거리에서 투자에서
보이는 것 10년 버틴 펍의 메뉴와 외관 오래 남은 상품의 수익 곡선
안 보이는 것 같은 자리에서 닫은 가게들 중간에 사라지거나 합쳐진 상품들
생기는 착시 한 종목 집중이 비결처럼 보임 남은 것의 공통점이 비결처럼 보임

사라진 가게 중에도 한 종목만 판 집이 있었을 것. 그 집들이 안 보이니 ‘한 종목 집중’이 비결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살아남은 쪽에만 붙은 라벨일 수 있음.

이 거리에서 배운 게 있다면 비결이 아니라 세는 방법이었음. 남은 것을 셀 땐 사라진 것도 같이 세어야 함.

10년 버틴 가게 생존 편향 카드
생존 편향: 남은 것만 세면 이유가 아니라 착시가 보임.

남은 것만 보면 어떻게 틀리는가

체슬러와 동료들이 2021년 Epidemiology and Psychiatric Sciences에 낸 생존 편향 분석이 이 구조를 숫자로 보여줌. 여러 차례 설문 중 끝까지 남은 응답자만 분석하면 증상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데, 중간에 빠진 사람들의 초기 증상이 더 높았다는 결과임. 남은 사람만 보면 좋아진 것처럼 읽히는 착시. 분야는 다르지만 남은 것만 세는 오류의 모양은 같음.

제프 호킨스는 『천 개의 뇌』(이데아)에서 뇌가 들어온 입력으로 세계의 모델을 만든다고 씀. 들어오지 않은 입력은 모델에 없고, 사라진 가게가 딱 그 자리임. 안 보이는 것을 모델에 넣으려면 일부러 세어야 함.

투자에서 같은 자리

오래 남은 상품의 곡선만 보고 배우는 습관이 나한테도 있었음. 수익률을 가리고 삼 주 지내본 기록에서 숫자가 먼저 보이면 이유를 나중에 짜맞춘다는 걸 겪었는데, 이번엔 남은 것만 보면 이유 자체가 틀린다는 쪽이었음.

그래서 무언가의 공통점을 찾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물어보기로 함. 이 목록에서 빠진 건 뭔지, 빠진 것도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는지. 상품별 기본 정보는 금융감독원 파인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음.

자주 묻는 질문

Q. 오래 버틴 가게에서 배울 게 없다는 뜻임?
아님. 배울 건 있는데, 그게 비결인지 우연인지를 남은 가게만으로는 못 가른다는 뜻임. 사라진 가게를 같이 놓고 봐야 비결이 남음.

Q. 사라진 걸 어떻게 셈?
완전히는 못 셈. 대신 목록을 볼 때 ‘이 목록은 언제 만들어졌고 그 뒤 빠진 게 있는지’를 먼저 확인함. 그것만 해도 남은 것의 공통점을 비결로 착각하는 일이 줄었음.

오늘 해볼 것

오늘 감탄한 성공 사례가 있다면 같은 시기에 사라진 사례 하나를 떠올려보면 됨. 하나만 떠올려도 비결이라는 말이 조심스러워짐. 남들이 다 고르는 쪽에 끌리는 편이면 군중을 따라가는 투자 글이 가깝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쪽이면 확증편향 글이 먼저임.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끌린 경험이 있다면 본점 프리미엄 기록도 같이 볼 만함.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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