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 계산기를 만들고 나서야 복리가 눈에 들어왔음

복리 계산기를 만든 계기는 거창하지 않음. 적금이랑 투자 쪽을 비교할 때마다 스프레드시트를 새로 짜고 있었기 때문임.

월 얼마씩, 몇 년, 수익률 얼마. 매번 같은 세 칸을 다시 채우다 보니 이건 계산이 아니라 의식에 가까웠음.

만들어 둔 복리 계산기 먼저 써보기

핵심 요약 · 적금과 투자 비교를 스프레드시트로 반복하다가 웹 복리 계산기를 직접 만들었음. 월 적립을 못 넣는 첫 판을 갈아엎었고, 완성 후 같은 조건을 암산과 대조해보니 내 예상이 실제 계산보다 한참 낮게 나옴. 기간 칸을 화면 맨 위로 올린 이유까지 기록함.

스프레드시트를 매번 새로 짜고 있었음

처음엔 파일 하나 저장해두면 끝날 줄 알았음. 그런데 조건이 조금만 바뀌면 수식을 손대야 했고, 손대다 보면 어느 칸이 원금이고 어느 칸이 결과인지 헷갈렸음.

결정적으로 그 파일이 폰에서는 안 열림. 계산이 필요한 순간은 대개 책상 앞이 아니라 이동 중이었던 게 문제였던 것.

첫 판을 통째로 갈아엎은 이유

처음 만든 화면은 목돈을 한 번 넣고 굴리는 구조였음. 원금, 수익률, 기간 세 칸이면 충분하다고 봤음.

그런데 정작 내가 궁금한 건 매달 붓는 돈 쪽임. 월 적립을 넣을 자리가 없으니 도구가 내 질문에 답을 못 하는 상태였던 것. 그래서 두 번째 판에서 월 적립 칸을 넣고 계산식을 통째로 바꿈.

두 번째로 손본 건 칸의 순서임. 수익률 칸을 위에 두니까 나도 모르게 숫자를 자꾸 올려보고 있었음. 수익률을 올리면 결과가 즉각 커지니 재미가 붙는 것. 그래서 기간 칸을 맨 위로 올리고 수익률은 아래로 내림. 시세를 자주 볼수록 판단이 흔들리는 구조랑 같은 이야기라고 봄. 화면 배치가 곧 사용자의 관심 순서가 됨.

복리 계산기 제작 카드
직접 만들어 본 결론: 어긋난 건 계산이 아니라 감각.

암산과 계산기를 나란히 놓아봄

완성하고 제일 먼저 한 건 내 암산과의 대조였음. 월 30만원을 연 5퍼센트 가정으로 20년 넣으면 얼마가 될지 종이에 먼저 적어봤음. 내가 종이에 적은 값은 9천만원대로 나옴.

계산기가 내놓은 값은 1억 2,300만원대였음. 원금이 7,200만원이니 내 감각은 불어나는 몫을 절반 넘게 깎아먹고 있었던 셈.

조건 (가정) 원금 계산 결과
월 30만원·연 5퍼센트·20년 7,200만원 약 1억 2,331만원
월 30만원·연 5퍼센트·30년 1억 800만원 약 2억 4,968만원
월 30만원·연 7퍼센트·20년 7,200만원 약 1억 5,628만원

표에서 눈에 걸린 건 두 번째 줄과 세 번째 줄의 차이임. 수익률을 2퍼센트포인트 올린 쪽보다 기간을 10년 늘린 쪽이 훨씬 크게 벌어짐. 수익률은 내가 못 정하는 값이고 기간은 내가 정할 수 있는 값이라, 이 순서는 실전에서도 뒤집히지 않는다고 봄.

모건 하우절이 『돈의 심리학』(인플루엔셜)에서 워런 버핏의 재산 대부분이 나이가 든 뒤에 쌓였다고 짚은 대목도 같은 자리를 가리킴. 비결이 수익률이 아니라 굴린 햇수 쪽에 있었다는 얘기임. 먼 미래의 몫을 자꾸 깎아 보는 습관은 장기 계획이 무너지는 시간 할인에서 다룬 것과 뿌리가 같음.

자주 묻는 질문

Q. 계산 결과대로 돈이 불어남?
아님. 수익률을 고정값으로 넣고 돌리는 산수라, 실제 시장처럼 오르내리는 흐름은 반영이 안 됨. 결과 금액을 목표로 삼지 말고 기간과 적립액을 바꿔볼 때 숫자가 어느 쪽으로 크게 움직이는지만 보는 용도로 쓰는 게 맞음.

Q. 그냥 있는 계산기 쓰면 되는 거 아님?
기능만 보면 그렇겠음. 다만 직접 만들면서 어떤 칸을 위에 둘지 고민한 시간이 남는 것. 남이 만든 화면은 그 사람이 중요하다고 본 순서대로 배치돼 있는데, 그 순서가 내 판단에도 그대로 옮겨붙는다는 걸 만들어보고 알았음.

오늘 해볼 것

지금 넣고 있는 적립액과 기간으로 결과를 먼저 종이에 적어보기. 그다음 계산기에 같은 조건을 넣어보면 됨. 두 숫자의 간격이 곧 내 감각의 오차이고, 그 오차를 한 번 본 사람은 주문 버튼 앞에서 서두르는 습관도 조금 늦출 수 있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